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최맹식)이 후원하고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서도식)이 지원하는 중요무형문화재 5월 공개행사가 전국 곳곳에서 열린다. 우리 전통의 격조와 신명이 어우러진 무형문화재의 멋과 흥을 담아 푸른 5월에 펼쳐질 예정이다.
중요무형문화재 공개행사는 중요무형문화재의 대중화와 보존ㆍ전승 활성화를 목적으로 2월부터 매월 개최되고 있으며, 특히 5월에는 총 27종목의 공개행사(기능분야 11종목, 예능분야 16종목)가 예정되어 있어 여느 달보다 볼거리, 즐길 거리가 풍성하다.
5월에 진행될 전국 각 지역에서 전승되어 오는 중요무형문화재 공개행사 중 중요무형문화재 기능분야는 ▲ 제4호 갓일(장순자 5.1~10./제주시 조천읍 갓전시관) ▲ 제38호 조선왕조궁중음식(한복려, 정길자 5.2~3./경복궁내 소주방) ▲ 제31호 낙죽장(김기찬 5.8.~14./보성문화예술회관) ▲ 제22호 매듭장(정봉섭 5.18~23./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매듭공방 301호) ▲ 제106호 각자장(김각한 5.18~23./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각자공방 106호) ▲ 제78호 입사장(홍정실 5.18~23./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입사공방 403호) ▲ 제80호 자수장(한상수 5.18~23./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자수공방 405호) ▲ 제89호 침선장(구혜자 5.18~23./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침선공방 305호) ▲ 제121호 번와장(이근복 5.23./번와전수관) ▲ 제60호 장도장(한상봉 5.22~28./섬진강기차마을) ▲ 제48호 단청장(유병순 5.23~25./통도사 사명암 화실) 등 11종목이다.
예능 분야에서는 전국 각 지역에서 전승되어 오는 민간의례, 놀이, 탈춤, 가면극, 농악에서부터 궁중무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목의 공연이 이루어진다. 세부적으로는 ▲ 제18호 동래야류(5.3./호텔농심 야외마당) ▲ 제1호 종묘제레악(5.3./종묘) ▲ 제2호 양주별산대놀이(5.3./양주별산대놀이마당) ▲ 제23호 가야금산조(이영희 5.8./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민속극장 ‘풍류’) ▲ 제49호 송파산대놀이(5.9./서울놀이마당 전수교육관) ▲ 제81호 진도다시래기(5.9./진도무형문화재전수회관) ▲ 제7호 고성오광대(5.9./고성오광대 전수회관) ▲ 제29호 서도소리(김광숙 5.15./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민속극장 ‘풍류’) ▲ 제122호 연등회(5.15~17./서울 동국대학교, 종로 일원, 조계사 앞 우정국로) ▲ 제11-2호 평택농악(5.17./평택한국소리터농악마을) ▲ 제57호 경기민요(이춘희 5.22./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민속극장 ‘풍류’) ▲ 제29호 서도소리(김경배 5.23./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민속극장 ‘풍류’) ▲ 제61호 은율탈춤(5.25./인천 수봉민속놀이마당) ▲ 제29호 서도소리(이춘목 5.29./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민속극장 ‘풍류’) ▲ 제19호 선소리산타령(황용주 5.29./소월아트홀) ▲ 제70호 양주소놀이굿(5.30./양주별산대놀이마당) ▲ 제90호 황해도평산소놀음굿(5.31./인천 동구 화도진공원) ▲ 제17호 봉산탈춤(5.31./국립중앙극장 하늘극장)이다.
먼저 전통공예의 아름다움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기능분야 공개 행사 11건이 눈길을 끈다. 가느다란 대오리를 엮어서 만드는 선비문화의 상징인 갓을 만드는 기술을 연마해 온 ‘갓일’ 보유자 장순자 선생의 공개 시연이 제주 갓전수회관에서 진행된다. 장순자 선생은 3대째 가업을 받아 우리 갓의 맥을 이어나가고 있다. 조선 시대 임금의 수라와 궁중 잔치 음식을 준비했던 궁중 부엌인 경복궁 소주방에서는 ‘조선왕조궁중음식’ 보유자 한복려 선생과 정길자 선생이 건기에 기재된 궁중병과류 100선 전시와 탕평채, 콩다식 등 시연과 시식으로 눈으로 즐기고 정통 궁중음식을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달군 인두를 붓 삼아 대나무 표면을 지져 그림이나 문양, 글씨를 새기는 ‘낙죽장’ 보유자 김기찬 선생은 전남 보성문화예술회관에서 ‘임품에 흥겨워’라는 주제로 낙죽 작품을 전시한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5개 종목(각자, 매듭, 입사, 자수, 침선) 보유자의 시연이 오전(11:00~13:00)과 오후(14:00~16:00)에 4시간씩 진행된다. ‘전승의 기예’를 주제로 펼쳐지는 이번 공개시연은 우리의 소중한 전통공예와 정성어린 장인의 손길을 직접 접해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이다.
‘장도장’ 보유자 한상봉 선생은 전남 곡성 섬진강기차마을에서 작품을 전시한다. 한상봉 선생은 특히 7마디 이상의 대나무에 선비들이 좋아하는 시문을 새긴 칼인 낙죽장도 전승능력이 탁월하다. 번와 기술을 보존·전승·활용하고자 후계자 양성에도 힘쓰고 있는 문화재 기와 시공의 달인 ‘번와장’ 이근복 보유자 선생의 시연은 번와전수관에서, 사찰단청의 오랜 경험과 연륜, 기량과 작품의 예술성 등 모든 면에서 완숙한 경지에 올라 전통단청의 계승과 전승활동을 하는 ‘단청장’ 보유자 동원스님(본명 유병순)의 단청문양 시연회는 통도사 사명암 화실에서 볼 수 있다.
* 기와를 만드는 것은 ‘제와(燔瓦)’라고 하고 기와 덮는 일을 ‘번와(?瓦)’라고 하기 때문에 기와 덮는 장인을 ’번와와공(?瓦瓦工)‘이라 함 * 단청이란 청색, 적색, 황색, 백색, 흑색 등 다섯 가지 색을 기본으로 사용하여 건축물이나 공예품등에 무늬와 그림을 그려 아름답게 채색하는 것을 말함
한편, 한국인의 신명을 더하는 예능분야 공개 행사 18종목도 전국적으로 펼쳐질 예정이다. 오는 3일에는 예능 종목의 첫 번째 행사로 ‘동래야류’ 공연이 부산 동래호텔농심 야외마당에서 열린다. 동래야류는 부산 동래에 전승되는 탈놀이로 조선시대에 정월대보름을 맞아 벌어지는 마을 축제에서 줄다리기 행사 후에 이어진 축하공연으로 전승되어 왔다.
또 종묘제례 의식에 맞춰 기악(樂), 노래(歌), 춤(舞)을 갖춰 연행(演行)하는 종합예술인 ‘종묘제례악’이 종묘대제 봉행행사와 연계하여 종묘에서 진행되고, 양반풍자와 서민들 삶의 애환을 보여주는 전승 탈놀이로 해서지역 탈춤과 함께 연극적인 볼거리가 풍부한 가면극으로 평가되고 있는 ‘양주별산대놀이’가 양주별산대놀이마당에서 열린다. * `야류'는 우리말로 `들놀음'이라는 뜻으로 대중은 들놀음, 양반들은 야류라 불러옴
아울러 느린 장단 진양조를 시작으로 차츰 빠르게 이어지는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 휘모리, 단모리에서 끝을 맺는 김윤덕류 가야금산조를 이어가는 ‘가야금산조’ 보유자 이영희 선생은 중요무형문화재전수회관 민속극장 풍류에서 공연을 갖는다. 이영희 선생의 농현은 깊고 선이 굵으면서 가락의 짜임이 정교한 것으로 유명하다.
정월초순, 사월초파일, 칠월백중, 팔월한가위 등 명절에 송파장터에서 행해졌던 탈놀이인 ‘송파산대놀이’는 9일 서울놀이마당 전수교육관에서 공개행사를 진행한다. 송파산대놀이는 바가지를 쓴 놀이꾼들이 해학적인 춤을 통해 파계승을 풍자하고 양반에 대한 조롱을 서슴지 않는가하면 고달픈 서민생활의 실상을 전한 것을 특징으로 한다. 진도지방에서 전래되어 온 민속놀이로, 초상이 났을 때 상두꾼들이 상주를 위로하기 위해 출상 전날 밤샘하며 상가 마당에 노는 익살스러운 놀이인 ‘진도다시래기’ 공연이 진행된다. 고성지역에 전해 내려오는 가면극인 ‘고성오광대’도 정기공연을 연다. 고성오광대는 문둥북춤과 오광대, 비비, 승무를 포함해 다섯 마당으로 구성된 영남의 탈춤 중 하나다.
15일에는 평안도·황해도에서 불린 ‘서도소리’ 보유자 김광숙 선생이 품격 있는 무대를 선사한다. 서도소리는 떨림의 폭이 크고, 구슬프고 애조를 띄지만 그러면서도 씩씩하고 꿋꿋함도 느낄 수 있는 여러 가지 음감을 맛볼 수 있어 더욱 깊이 있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세계인의 문화축제 봉축행사인 ‘연등회’는 ‘평화로운 마음 향기로운 세상’을 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농악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평택농악’은 맛깔난 입담과 기량의 ‘버나놀이’, 악기별 개인놀이뿐 아니라 여섯 명의 법고 잡이가 동시에 연속 ‘자반뒤집기’를 펼치는 등 박진감 넘치는 공연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5월 말에는 우리 소리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명창들이 차례로 공연을 갖는다. 경기민요의 전통과 격조를 분명하고 꿋꿋하게 지켜온 소리꾼 ‘경기민요’ 보유자 이춘희 선생의 ‘춘풍화류(春風花柳) 공연이 22일에 진행되고, ’서도소리‘ 배뱅이굿 보유자 김경배 선생의 ’서도소리극: 왔구나! 배뱅이가 왔소이다!‘ 공연이 23일에 펼쳐진다. 배뱅이굿은 소리꾼이 장구 반주에 맞춰 배뱅이 이야기를 해학적으로 엮어낸 것으로, 서도의 기본 창법을 바탕으로 민요와 무가(舞歌), 재담(才談) 등을 함께 곁들인다.
29일에는 구성진 가락으로 서도소리의 맥을 이어나가고 있는 ’서도소리‘ 보유자 이춘목 선생의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25일에는 ‘은율탈춤’이 인천 수봉민속놀이마당에서 공연된다. 은율탈춤은 황해도 은율 지역에서 사월 초파일, 오월 단오, 칠월 백중 등에 공연됐으며 파계승 풍자, 양반 모욕, 일부다처제에 따른 삼각관계 등을 그 내용으로 한다. 29일에는 ‘전국의 유명한 산과 자연의 경치를 노래하는 ‘선소리산타령’ 공개행사가 서울 소월아트홀에서 진행된다. * 선소리산타령은 소리꾼들이 서서 노래한다 하여 '선소리'이고, 가사 내용이 산천의 경치를 주제로 해 '산타령'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조선 시대 서민의 생활상을 잘 그리고 있는 ‘양주소놀이굿’은 30일 양주별산대놀이마당에서 공연을 선보인다. 양주소놀이굿은 파계승에 대한 풍자, 양반에 대한 조롱, 남녀의 대립과 갈등을 잘 그리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31일에는 인천 화도진공원에서 ‘황해도평산소놀음굿’ 공연이, 국립극장 KB청소년하늘극장에서 시대적 모습을 해학과 풍자로 풀어내어 많은 이들에게 즐거움과 위로를 전하는 ‘봉산탈춤’ 공연이 진행된다. 황해도평산소놀음굿은 황해도 평산 지방에서 무당이 소 모양으로 꾸미고 노는 굿놀음으로, 농사의 풍년, 장사의 번창, 자손의 번영을 비는 의미를 담고 있다.
중요무형문화재 공개행사는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와 보유단체가 가진 예술적 기량과 기술의 정수를 선보이는 자리이자, 우리 민족의 멋과 흥이 담긴 놀이와 의식을 전승지 현장에서 직접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공개행사는 앞으로도 매월 다양한 분야에 걸쳐 개최될 계획이며, 공개행사에 관한 세부사항은 문화재청 누리집(www.cha.go.kr, 새 소식)을 방문하거나, 한국문화재재단(☎02-3011-2166)으로 문의하면 자세히 안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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