돛을 올려 출발하나 바람이...
전북청소년연극제가 스물다섯 번째 막을 올립니다.
언제나 혼신의 노력과 열정으로 대회를 준비하고 특히 지난해에는 유례없는 전염병으로 모든 참가단체와 구성원들이 노심초사하며
연습에 임하고 본선 대회조차 가을로 옮겨지며 마음고생하는 가운데서도 혁혁한 성과를 이루어내어 어느 정도의 보상을 받은 한 해였습니다.
그리고 다음 해면 다시 찾아올 일상의 평온과 열정 가득한 과정을 기대했으나 올해도 마찬가지로 닻을 올려 돛에 바람이 매겨지기를
기다리는 출항의 시점에 몇몇 학교가 연습해 온 보람도 없이 부득이 하선할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안타깝지만 인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기에 마음 추스르고 내년을 기약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동안의 열정과 수고는 잊지 않겠습니다.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고난을 이겨내고 출항 준비를 마친 이번 참가단체의 면면을 살펴보면 그동안 전북을 대표하여 그 명성을 전국에
드높여왔고 커다란 족적을 남긴 단체들이라 기대와 희망은 여전합니다.
연극제를 목표로 흘려온 땀과 노력은 무대 위에서 보상받을 것이고 전북연극사에 길이 남을 것입니다.
깜깜한 항로에 돛 대신 직접 젓는 노에 기대어 나아가야 하는 여러분의 노고를 알기에 모든 단체와 참가자들에게 커다란 보상을
안겨드려야 하나 경선이라는 틀이 그것조차 허락하지 않으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하지만 목표했던 수상을 못 해도 그 젊은 가슴에,
아직 뜨거운 기억의 판에 이 소중한 추억들을 새겨 넣어 살아가며 힘들 때마다 한 조각씩 꺼내어 쓰는 치유제로 삼았으면합니다.
연극제의 주인이자 전북연극의 미래인 모든 참가자들은 이미 모두가 진정한 승리자입니다.
그리고 아직은 작지만 큰 영웅들이기도 합니다.
여러분의 말에, 표정에, 몸짓에 관객들은 웃고, 울고, 환호할 것입니다.
세상의 주인이 될 무대의 주인들인 여러분이 애써 만든 연극잔치를 마음껏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동고동락하며 따뜻한 온기 나누며 여기가지 이끌어주신 지도 교사님들과 연기지도 선생님들께도 고개 숙여 감사를 표합니다.
- 사)한국연극협회 전북지회 회장 조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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