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노트>
‘행복을 찾아서’
끊임없는 일거리와 빠르게 움직이는 몸, 흡사 한 마리 일개미처럼 일하다 보면 서서히 지칠 때가 있다. 지친 일상을 떠나 시원한 바다나 숲을 찾아 답답한 마음을 비우고 싶지만, 처해진 일상들로 인해 여유를 즐기기 어려운 현실이다. 피로감에 축 처진 눈에 보이는 건 도시의 거친 아스팔트와 방바닥의 차가운 장판뿐. 떠나지 못하는 현실이 못내 아쉬워 아스팔트의 물웅덩이나 장판의 낙서를 통해 망상에 빠져본다. 하지만 결국 ‘먹고살기 위해’ 다시 현실로 돌아온다. 이 작품에서 아스팔트와 장판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의 대변이 아니라, 그 안에서 잠깐이나마 가지는 조그만 행복과 만족을 위한 소재로 사용했다. 아스팔트 위 물웅덩이에 풍경을 그려 자유와 행복을 누리지 못한 마음을 마치 망상하듯 표현했다. 그 망상은 어려운 삶에 대한 스스로의 위로이다. 한 집의 가장으로 일을 하다 몸이 망가지신 아버지에 대한 위로를 해주고자 아스팔트 안에 옛 사진을 붙였다. 다른 작품들 중에서도 뜬금없이 달과 구름이 등장한다. 이것은 희망과 자존감을 의미하는데, 거기에 표현의 중점을 두었다. 또 자유와 행복을 누리고 있는 진돗개 그림에서는 1인칭 시점으로 부러움을 느낄 수 있게 개의 시선이 보는 사람에 향해 있다. 아스팔트와 장판 오브제를 활용해 그 속에서 풍경화와 함께 구상과 비구상으로 재밌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아스팔트의 어두운 톤으로 인해 우울 감을 줄 수 있겠지만, 어둡게만 보지 말고 자신을 위해 더 행복해지고 싶어 하는 작은 소망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송수연 Song Soo-yeon
전북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서양화전공 졸업
전북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서양화전공 재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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