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좋은 예술은 어느 한 극단으로 기울면 안된다. 이쪽과 저쪽의 경계, 즉 '사이'에서 고민하고 긴장하는 지난한 과정을 통해 예술혼은 밖으로 뿜어져 나온다. 예술가를 예술가이게 만드는 것도 경계인의 자리에 고통스럽게 서 있을 때이다. 그 경계는 적당히 얼버무린 중간이 아니라 양쪽을 팽팽하게 만드는 힘의 중심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