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전주박물관은 (재)한국의 서원 통합보존관리단과 특별전 <서원, 어진 이를 높이고 선비를 기르다>를 개최합니다.
2019년 7월 10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제43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서원 9곳을 세계유산에 등재하였습니다.
등재 서원은 영주 소수서원紹修書院, 함양 남계서원藍溪書院, 경주 옥산서원玉山書院, 안동 도산서원陶山書院, 장성 필암서원筆巖書院,
달성 도동서원道東書院, 안동 병산서원屛山書院, 정읍 무성서원武城書院, 논산 돈암서원遯巖書院입니다.
유네스코는 9개 서원이 성리학의 범주 안에서 각 지역에서 상황에 맞게 저마다의 특색을 발전시키고 보존하였고, 이러한 특성이
성리학 개념이 한국의 여건에 맞게 변화하는 역사적 과정을 보여준다고 하며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 OUV)를
인정하였습니다.
이번 전시는 9개 서원 및 주요 박물관의 중요 문화재를 한 자리에 모아 서원의 세계유산적 가치와 우수성을 보여주고,
조선시대 대표적인 교육기관인 서원을 중심으로 조선시대를 이끈 지도자, 선비 정신을 조명하고자 합니다.
조선 태조太祖(재위 1392-1398)는 즉위교서卽位敎書에서 유학을 중심으로 인재를 양성하고 등용하기 위해 학교 교육을 확대하고
정기적인 과거를 실시할 것을 선포했습니다. 국가에서는 성균관成均館, 사학四學, 향교鄕校를 설치하여 교육하였고, 지역의 선비들은
서원을 중심으로 학문 공동체를 형성하여 이상적인 인재를 키우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우리나라 서원의 시작은 주세붕周世鵬(1495-1554)이 1543년(중종 38) 경상도 순흥에 설립한 백운동서원白雲洞書院입니다.
선비들은 인재 양성을 위한 사회적, 경제적 기반을 다지기 위해 서원의 국가 공인[사액賜額]을 요청했습니다.
1550년(명종 5) 소수서원紹修書院의 사액을 시작으로, 서원은 조선시대 성리학 교육기관이자 지성문화의 종합기구로 발전하였습니다.
서원은 교육과 제향祭享의 역할에 머물지 않고, 자신들이 이상으로 삼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현실과 사회참여와 공론 형성 기능을 넓혀 정치ㆍ사회적 역할도 수행했고, 국가의 정치적 이슈에 대해 지역 여론을 종합하여
중앙 조정에 의견을 전달했습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국가가 서원에 내린 사액현판, 각 서원에서 모신 대표 유학자의 초상과 그들의 정신이 담겨있는 유품遺品,
서원 입학과 교육 과정, 후배 선비들이 서원을 방문하여 남긴 그림과 글, 책과 책판冊板을 보관한 서원의 보물창고 장판각藏板閣,
만인의 뜻을 모아 왕에게 전달한 선비들의 사회 참여와 정신을 담은 만인소萬人疏, 현재까지 이어지는 서원의 제향 의례 등
서원과 선비에 관한 종합적인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옛 선비들이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르던 소수서원의 취한대翠寒臺처럼 이번 특별전을 관람하며 아름다운 문화유산 서원을 느끼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 물질적인 성공보다는 소통, 나눔과 배려를 말하는 선비들의 정신을 떠올리고 잠시 쉬어갈 수 있길 바랍니다.
우러르고 사모하며 모여드는 저 인재들, 학문 닦는 것이 출세를 위함이 아니라네.
고인古人 볼 수 없어도 그 마음 상상되니, 차고 맑은 저 연못에 휘영청 밝은 달빛.
- 이황, 백운동서원 생도들에게(白雲洞書院示諸生), “景仰自多來俊碩 藏修非爲慕騫騰 古人不見心猶見 月照方塘冷欲氷”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