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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포리자 원전 단전 초유의 사태…"방사능 유출 간신히 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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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고휘성
    댓글 0건 조회 4,534회 작성일 22-08-26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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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전 인근에서 화재가 발생하며 연기를 내뿜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유럽 최대의 원자력발전소인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 원전이 한때 전력 공급이 완전히 끊기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이달 들어 잇단 포격으로 사용후핵연료 저장 시설이나 원자로 손상이 우려되는 가운데, 이번 단전 사태로 '원자로 노심용융'(멜트다운) 가능성이란 새로운 위험이 제기됐다. 멜트다운은 원자로의 냉각장치가 정지돼 원자로의 노심이 녹는 현상으로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도 이로 인해 발생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자포리자 원전에서 매일 새로운 사고가 발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25일(현지시간) 자포리자 원전 인근 야산에서 발생한 화재로 인해 마지막 송전선이 훼손됐으며, 이로 인해 원전과 외부를 연결하는 전력이 완전히 끊겼다고 로이터·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송전선은 원래 4개지만, 3개는 전쟁 초기에 손상돼 기능을 못 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가동 중이던 2개의 원자로와 우크라이나 전력망 연결이 차단됐으며, 원전 인근 전력 공급도 중단됐다. 다행히 원전 기술자들이 디젤 전력 장치를 가동해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했으며, 가동 중인 2개의 원자로 가운데 1개가 재가동돼 지역 전력공급도 재개됐다.원전을 운영하는 우크라이나 에네르고아톰은 텔레그램을 통해 "침략자들의 행동이 전력망에서 자포리자 원전을 완전히 분리했다.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도 이날 밤 비디오 연설에서 이번 사태는 러시아군의 소행이라며, "러시아가 유럽과 우크라이나를 방사능 사고 한 발짝 앞까지 끌고 갔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전 후 기술자들이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면 우리는 이미 방사능 사고를 겪고 있었을 것"이라며 "점령자들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가기 전에 IAEA가 원전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AP통신은 원자로 냉각을 위한 전력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최악의 원전사고인 멜트다운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 원전 단지에 있는 사용후핵연료봉을 냉각하는 저장 수조는 포격에 매우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사용후핵연료봉은 일정 기간 강한 방사능이 발생하기 때문에 저장시설 밖으로 유출되면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이번 사태는 러시아가 원전의 전력을 크림반도 등 러시아 점령지로 가져가기 위해 전력망을 교체하려고 한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전력망을 교체할 경우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페트로 코틴 에네르고아톰 대표는 "전력망 교체 작업 중 90분간 전력이 공급되지 않으면 원자로는 위험한 온도에 이른다"며 "러시아의 계획 때문에 우크라이나 시스템에 연결된 자포리자 원전의 모든 시설에 심각한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4일 러시아군이 자포리자 원전에 포격을 가하는 모습. 뉴시스이번 화재를 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책임 공방을 벌였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원전 주변에 지속적인 포격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러시아는 자포리자를 되찾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도발 탓이라고 했다.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자포리자의 러시아 지역 행정관 블라디미르 로고프는 이날 텔레그램에 "전력 중단은 우크라이나군의 도발로 인한 화재 발생 후 전력선이 합선하며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리아노보스티도 우크라이나 부대가 송전선을 훼손한 뒤 전력을 끊었다고 전했다. 국제사회는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젤렌스키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는 자포리자 원전의 통제권을 우크라이나에 돌려주고 조속히 IAEA의 사찰을 허용하라고 말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원전 주변을 비무장화하고, IAEA의 방문도 가능한 빨리 허용해야 한다"고 했다.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성명을 통해 "러시아군이 통제하는 시설의 안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더는 시간을 낭비할 수 없다. 앞으로 며칠 내에 핵 안전과 안보를 안정시키기 위해 직접 IAEA의 임무를 이끌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앞서 24일 그로시 사무총장은 프랑스24와 인터뷰에서 자포리자 원전에 접근하기 위한 러시아 측과 협의 상황을 묻는 말에 "아주 근접해 있다"고 답했다. 저먼 갈루시셴코 우크라이나 에너지장관은 조만간 관계자들이 발전소를 방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 시기는 "늦어도 9월 초까지"라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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