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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부 등 당내 만류, '출석 의사' 철회한 듯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고심 끝에 6일 검찰의 출석 요구를 거부한 것은 다중 포석이 깔린 카드로 보인다.연합뉴스에 따르면 자신에 대한 수사를 윤석열 정부의 '정치 보복'으로 규정해 놓은 상황에서 선뜻 소환에 응할 경우, 검찰과의 기 싸움에서 번번이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일단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검찰은 이번 출석 요구와 관련된 이 대표의 혐의(허위사실 공표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말고도 대장동·백현동 개발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전방위적 수사를 벌이는 만큼, 소환 통보는 이후에도 줄지을 것으로 예상된다.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날 검찰의 출석요구 시각보다 2시간 앞선 오전 8시께 서면 브리핑을 내고 "이 대표는 검찰의 서면조사 요구를 받아들여 서면 진술 답변을 했으므로 출석요구 사유가 소멸했다"며 검찰에 이 대표의 불출석을 '맞통보'했다.안 대변인은 "일반인도 사안에 따라 서면조사하는 경우가 있고, 검찰이 일방적으로 출석요구를 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서면조사 요구에 응하면 굳이 출석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이어 "이 대표는 오늘 아침까지 고심을 한 것으로 안다"며 "(불출석 결정은) 야당 대표에 대한 망신주기와 정치 탄압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지도부는 물론 당내 의원들이 검찰 출석을 적극적으로 만류한 것도 이 대표의 결단에 적잖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당초 이 대표는 검찰의 출석요구를 받은 이달 초만 해도 측근들에게 검찰에 나가서 당당하게 소명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특유의 정면돌파형 스타일상 검찰 출석을 강행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왔다.실제로 이 대표는 경기지사로 있던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측근들의 만류에도 경기도 국감장에 나선 바 있다.대선 최대 이슈였던 대장동 의혹에 대해 직접 소명,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였다. 당시는 이미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돼 경기지사 사퇴 시점만 저울질하던 시기이기도 했다.물론 당시 야당인 국민의힘이 국감에서 '결정적 한 방'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당내에서는 '성공적 한 수'였다는 평가가 대체적이었지만, 비이재명계 일각에서는 대선후보로서 '무모'했다는 지적도 나왔었다.이 대표로서도 대선 패배 후 수사 당국의 대대적 압박이 시작된 지금과 당시의 상황은 천양지차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더구나 당내에서는 추석을 코앞에 두고 검찰 포토라인에 서는 그림을 연출할 경우, 연휴 내내 '피의자 이재명' 이미지만 도드라져 여론전에서 득이 될 게 없다는 우려가 고조된 터였다.민주당 의원들은 전날 비상 의원총회를 열어 이 대표에게 검찰에 불출석할 것을 요청하기로 결의하기도 했다.당 고위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검찰 출석은 여러 상황상 득보다 실이 많다는 게 당 전반의 목소리"라며 "취임 일주일 된 당 대표로서 다수 의원의 '출석 반대' 여론도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한 중진 의원은 "검찰 수사 강도가 점점 강해지면 이 대표 혼자 방어하기는 역부족일 것"이라며 "앞으로 당이 똘똘 뭉쳐 대응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보면 다수 의견에 따른 불출석 결정은 잘한 일"이라고 했다.이 대표의 불출석 결정으로 이제 관심은 검찰의 기소 여부에 쏠리는 가운데 민주당은 검찰이 이미 기소 방침을 정해뒀다고 보고 향후 법정공방에 준비하는 분위기다.당장 검찰은 이날 오전 이 대표의 '허위 발언' 혐의와 관련해 경기도청을 압수수색하기도 했다.안 대변인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러 정황으로 보면 검찰은 답을 정해놓고 정치적인 절차를 거쳐 서면조사나 출석 요구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어떤 형태로든 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당 한편에선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의 현실화에 불편해 하는 시선도 서서히 감지되고 있다.특히 전날 원내 지도부가 비상 의원총회까지 열어 이 대표의 출석 여부를 논의한 것을 두고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다.비이재명계 인사인 조응천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일은 시작에 불과하고 앞으로도 지루한 공방을 펼칠 것"이라며 "그러면 앞으로 (검찰의) 소환 요구가 올 때마다 의총을 열어 편파수사를 중단하라는 피켓을 들어야 하느냐"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