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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발질 난무에 비판 쇄도하며 갈수록 혼탁…뜬소리 아닌 현실 조명 필요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근 최고위원회의에서 "군 장병 전투화 예산을 310억 삭감했고, 축구화는 21억, 내복은 95억, 더 가관인 것은 팬티 5억, 양말은 4억원의 예산을 삭감했다"고 발언했다가 정치권의 비판에 직면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군 수의계약을 없애 단가가 저렴해지면서 생긴 '예산 절약' 사례였고, 특히 전투화 예산의 경우 310억원이 삭감된 것이 아니라 331억 7000만원에서 약 310억원(311억 2000만원)으로 삭감된 것인데 서 최고위원이 착오를 일으켜 발언하면서 논란이 뒤따랐다. 여기에 이 대표가 "서 최고위원의 예산 분석을 옆에서 보니 제가 봐도 황당하고 한심하고 기가 찬다"며 동조해 논란이 불어났다. 이 대표는 "사실 이런 310억, 21억, 팬티 5억 이런 것을 삭감할 필요가 없이 아주 간단한 해결방법이 있다"며 "지금 현재 정부가 낸 예산안 내역 중에 보면 초부자 감세 13조원 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사실관계가 틀린 이야기를 근거로 '부자들에게 세금을 더 걷으면 그만'이라는 주장을 한 셈이다.윤석열 대통령도 최근 말실수로 구설에 올랐다. 미국 순방 중인 윤 대통령이 뉴욕에서 열린 글로벌 펀드 제7자 재정공약 회의장에서 걸어 나오는 과정에서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주변 수행원들에게 "국회에서 이 XX들이 승인을 안 해주면 조 바이든 대통령이 쪽 팔려서 어떡하나"라고 말한 것이 카메라에 잡힌 것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곧바로 정책조정회의에서 "빈손 외교, 비굴 외교에 이어 윤 대통령의 막말 사고 외교로 대한민국의 국격까지 크게 실추됐다"고 공세를 가했다. 말로 논란이 되고 이를 빌미로 말로 공격하는 구도의 연속이다.이처럼 정치인들이 말실수를 공격하는 이유는 유권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판단할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복잡한 예산 문제나 급변하는 미래의 인구·사회구조에 대응하기 위한 돌파 방안 문제 등은 토론을 할수록 철학적인 문제가 되기 쉽고 좀처럼 일방적인 결론도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결국 유권자가 이해하기 위해 간결한 메시지로 설명을 하게 되고, '말'의 형태로 정치권을 떠돌게 되는 과정에서 실수들을 효과적으로 비판하면 상대 당의 이미지를 부정적으로 만들고 반사이익을 노릴 기회가 있다는 이야기다.하지만 평범한 시민들의 삶에는 말실수로 인한 정치인들의 공방보다는 정책의 내용이 훨씬 중요할 것이다. 인구절벽으로 줄어들 더 적은 군인들이 더 효과적으로 국방과 안보를 지켜나갈 수 있는 방법, 고통이 수반될 것이지만 반드시 한 번은 해야만 할 4차산업 혁명 시대에 없어질 수밖에 없는 직군을 정리하는 작업, 그렇게 직장을 잃은 사람들의 새 직장 구직 문제, 신산업 육성을 위한 대책, 정년과 연금, 사회복지 서비스, 청년의 사회 정착과 결혼제도, 출산율 등 정책의 내용을 갖고 머리를 맞대도 답을 찾기 어려운 과제들이 산적하다. 그런데 정치권은 이런 문제들에 접근조차 명확하게 하지 못하고 있다.차라리 서 최고위원의 경우 최근 소방공무원의 순직·공상 제도와 남은 유족들의 슬픔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를 국회에서 공동개최, 여론의 관심을 환기한 것이 민생 행보에 가깝다. 곧 잊혀질 말실수들보다는 생산적인 논의에 집중해 미래를 바꿔나가는 것이 여야를 막론한 현재 정치권이 수행해야 할 역할이 아닐까.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이 열리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