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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으로 가끔 혜빈이는 나오면서 그 이마에 향해"올해 미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는 관세 인상, 이민자 추방, 재정적자 등 트럼프 정책의 불확실성이다."(노벨경제학상 수상자 데이비드 카드 UC버클리대 교수)"글로벌 교역 단절로 전 세계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최대 9% 감소할 수 있다."(필립 R. 레인 유럽중앙은행(ECB) 수석 이코노미스트)
3~5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2025년 전미경제학회(AEA) 연례총회’는 ‘트럼프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글로벌 석학들은 오는 20일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이 흔들어 놓을 세계 경제·무역 지형을 전망하며 불확실성 자체가 미국과 전 세계 경제에 위험 요인이라고 한목소리로 경고했다. 트럼프 2기의 관세·이민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다시 상승시키고, 더욱 가속화될 보호무역주의는 글로벌 경제 성장률에 큰 충격을 가할 것이란 우려가 쏟아졌다.
"올해 美 경제 최대 리스크는 트럼프 불확실성"…공급發 인플레 우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카드 교수는 아시아경제와 만나 "올해 미국 경제의 최대 리스크 3가지는 트럼프의 이민자 강제 추방, 관세 인상 불확실성과 재정적자"라고 밝혔다.
트럼프 당선인의 관세 정책으로 수입품 가격이 오르고 이민 정책으로 인건비가 뛰어 인플레이션이 상승할 수 있다는 경고다. 다만 이민자 추방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 영향이 가시화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카드 교수는 미국의 넘쳐나는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 그는 "미국 정부는 지금 거대한 재정 적자를 보고 있고, 그 적자는 더 커질 것"이라며 "감세를 추진하는 트럼프 2기가 재정적자 확대를 용인할지, 아니면 사회 복지 프로그램 등 다른 지출을 줄일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의 재무부 차관보 출신인 킴벌리 클라우징 캘리포니아대 교수도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정책’ 세션에서 "트럼프가 관세 인상, 이민 제한, 확장 재정,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독립성에 대한 도전 등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는 정책들을 내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의 정책은 경제 전반에 걸쳐 공급을 제한하고 그 결과 물가를 상승시킬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 때 봤던 것과 같은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대규모 불법이민자 추방 시 인플레이션 상승 외에도 소비와 경제 성장률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봤다. 클라우징 교수는 "이민자는 노동력 제공자뿐 아니라 소비자이기도 하다"며 "추방 규모가 중요한데 만약 하루에 800만명의 이민자를 추방하는 시나리오에서는 미 고용과 GDP 급감으로 경제에 매우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3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클로디아 골딘 하버드대 교수 역시 아시아경제와 만나 "대부분의 사람은 관세를 부과하면 승자보다 패자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믿는다"며 트럼프 2기의 무역 정책이 인플레이션 상승 등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무역장벽에 글로벌 GDP 최대 9% 감소 전망…"트럼프, 弱달러 압박 전망"
트럼프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가 글로벌 경제 성장률에 가할 충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쏟아졌다. 다자주의적 무역 시스템 붕괴로 지정학적 분열이 가속화되고, 경제적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란 관측이다.
레인 이코노미스트는 ‘글로벌 거시경제와 정책 전망’ 세션에서 극단적인 보호무역으로 인한 경제적 파장을 시나리오별로 분석했다. 지정학적 블록 간 교역· 경제 협력이 완만한 디커플링(탈동조화) 양상을 띠면 전 세계 실질 GDP가 2%, 사실상 무역 흐름이 중단되는 전면적 디커플링 시나리오에서는 9% 감소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보호무역이 확산할 경우 글로벌 경제 성장에 큰 타격을 줄 것이란 관측이다.
샤팟 야르 칸 시러큐스대 경제학과 교수는 "미·중 무역전쟁은 미국에 부정적인 공급 충격으로 작용해 생산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중국은 수요 충격으로 임금 하락, 소비 감소를 겪고 자체 소비 수요를 창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중국은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무역전쟁으로 인해 미국보다 더 큰 비용을 치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모리스 옵스펠드 UC버클리대 교수는 트럼프 당선인이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결국 ‘약(弱)달러’ 카드를 꺼낼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트럼프 2기가 관세를 인상해도 무역적자 감소나 제조업 활성화 효과는 미미하다"며 "관세 부과는 달러 강세를 유발해 무역적자를 더욱 악화시킨다"고 주장했다. 이어 "결국 트럼프의 관심은 약달러로 옮겨갈 것"이라며 미국이 교역 상대국에 압박을 가해 달러 가치 절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2기에서 예상되는 관세 인상이 무역적자를 줄이지 못하면서 달러 가치 절하를 위한 이른바 ‘마러라고 합의(Mar-a-Lago Accord)’가 이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은 1985년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등과 주요국 통화 대비 미 달러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춘 ‘플라자 합의’를 체결했는데, 트럼프 당선인의 자택이 있는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제2의 플라자 합의가 도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을 역임한 제이슨 퍼먼 하버드대 교수는 국내 취재진과 만나 "트럼프의 무역정책이 중국에만 초점을 맞추고 전 세계 다른 국가와의 싸움은 선택하지 않길 바란다"며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대규모 관세 정책은) 정당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퍼먼 교수는 다만 트럼프 당선인이 주식시장을 경제 정책의 주요 성공 척도 중 하나로 보고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가 (관세 등) 정책을 그대로 추진할지, 만약 주식시장이 부정적으로 반응할 때 포기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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