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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지답(우리의 미래, 지방에 답이 있다) 포럼'으로 균형발전에 앞장서 온 한국일보 전국 취재기자들이 매주 월요일 날카로운 시선으로 지역 현안을 들여다봅니다.




2022년 문을 닫은 뒤 3년째 방치된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협력사 복지 기숙사. 거제=박은경 기자


“조선소만 봄이지, 우리는 다 겨울이라.”
조선업이 다시 호황을 맞았지만 지역 경제에는 회복의 온기가 닿지 않고 있다. 3년째 방치된 삼성중 바다이야기디시 공업 거제조선소 협력사 복지기숙사는 도크 안팎의 극명한 온도차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복지기숙사는 2015년 삼성중공업의 대규모 수주로 협력사 인력이 급증하던 시기에 준공됐다. 원청의 사업 성공을 위한 공동 프로젝트이자 상생의 결과물이었다. 거제시는 특혜 시비까지 감내하며 조선소 바로 앞에 기숙사를 지을 수 있도록 개발 제한 규제를 완화하 바다이야기5만 고 별도 심의를 거쳐 허가했다. 삼성중공업은 협력사 협의회 임원들이 기숙사를 분양받을 수 있도록 은행 대출을 알선하고 이자를 지원하며 힘을 보탰다. 그러나 조선업이 침체되면서 기숙사는 2022년 문을 닫았고, 소유주인 협력사 절반 이상은 막대한 분양 대출금만 짊어진 채 폐업했다. 이들은 원청이 기숙사 소유권을 인수하겠다는 구두 약속을 근거로 매입을 요구하지 야마토게임다운로드 만, 삼성중공업은 명문화된 문서가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문제의 본질은 기숙사 방치가 아니다. 호황 때는 협력사를 필수 파트너로 소비하고, 불황이 오면 가장 먼저 희생양으로 삼는 조선업의 구조적 관행에 있다. 문서로 남기지 못했던 이유도 언제든 물량을 끊어버릴 수 있는 ‘갑’ 앞에서 권리를 주장하기 어려운 '을'의 처지 때문 아닐까 게임몰 . 그동안 협력사들이 얻은 이익을 부정할 수는 없겠지만, 원청 경영 여건에 따라 당장이라도 퇴출될 수 있고, 사장이 65세가 되면 업장을 정리하는 게 관례인 현실을 감안하면, 안정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기숙사에 자의로 수억을 투자했다는 논리는 납득이 안 된다. 협력사 파산 후 경매에 나온 기숙사를 협력사 협의회가 낙찰받도록 개입한 정황도 ‘삼성중공업의 구두 릴게임갓 약속’ 주장에 신빙성을 더한다.
원청과 협력사 간의 기형적 구조가 빚어낸 갈등의 여파는 결국 지역사회에 부담으로 남는다. 경사도 규제까지 완화하며 적극적으로 지원했던 시설이 지금은 우범지대로 변한 현실은 공공이 민간의 필요에 얼마나 쉽게 끌려다녔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거제시가 조선소 숙련 노동자 7,000여 명의 실직을 막아내고 정부에 관공선 조기 발주를 요청하며 조선업 회생을 도왔지만, 지역사회 고충에 냉담한 기업의 태도는 씁쓸하다.
조선업이 진정한 활황을 맞이하려면 지역사회와 상호 협력해야 한다. 방치된 기숙사는 활용 가능한 자원이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증명할 기회다. 원상 복구하면 외국인 노동자 전용 숙소로 활용하거나 청년 기술인력 유치 공간, 지역 산업 전환 교육 시설 등 선택지는 많다. 중요한 것은 기업이 단기 이익에 매몰되지 않고, 장기적인 공생의 길을 택하는 데 있다.



지난달 25일 경남 거제시 장평동에 있는 삼성중공업 거제조선소 협력사 복지 기숙사의 상가 출입문이 굳게 잠겨 있다 . 거제=박은경 기자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 기자 admin@reelnara.inf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