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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내주 올해 첫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 인하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가운데, 통화정책 방향을 두고 시장 관측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저성장 고착화 등 경제의 하방 위험을 우려하는 쪽에서는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지만, 이례적인 고환율(달러 대비 원화 약세) 상황과 미국의 금리인하 속도 조절 분위기를 고려하는 쪽에서는 동결 가능성도 언급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16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이라 전망하는 입장에서 가장 중요하게 꼽는 요인은 ‘경기 하방 위험’이다. 앞서 한은은 지난해 11월 올해 경제성장률 전북은행 적금 전망치를 1.9%로 내놓은 데 이어, 정부는 그보다 낮은 1.8%라는 전망치를 제시했다. 더구나 12·3 내란사태로 인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추가적인 경기 하방 위험이 커지는 모습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 2일 신년사에서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2%까지 낮아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2040년대 후반에는 0%대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자동차할부조건 저성장의 고착화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박상현 아이엠(iM)증권 연구위원은 9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만 따지더라도 금리 인하 명분은 충분하다”며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이야기가 나오지만 언제 실시될지 미지수다. 한은의 금리 인하 카드가 유효한 상황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도 “국내 정치적 상황과 관련해 한 하나은행 마이너스통장 금리 국은행이 ‘대외신인도를 지켜내는 방파제 역할’(이창용 총재 신년사)을 하겠다는 발언 등을 볼 때 금리 인하라는 수단을 활용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한은이 지난해 10·11월에 이어 세 차례 연속 금리를 내리기보다는 이번 달은 금리를 동결하고, 2월에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한다. 내란 사태 이후 급격히 변동성이 커 주택자금대출이자연말정산 진 원-달러 환율 상황이 불안하다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12월 초에 견줘 약 보름 만에 40원가량 올랐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 등 세계적인 강달러 현상과 맞물려 지난달 27일에는 장중 1480원을 넘기기도 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보편 관세 대신 ‘선별 과세’를 검토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뒤인 9일 현재는 1450원대에서 횡보 중이지만 통신요금연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통화 당국이 금리를 내리면 원화 약세가 심화할 수 있다는 논리는 금리 동결 쪽에 힘을 싣는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미 미국의 금리 수준이 한국(3.00%)보다 높은 상황에서 한국만 금리인하 속도를 낼 경우 원화 약세가 심화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수형 금통위원이 2일 미국 시엔비시(CNBC) 인터뷰에서 “국내 정치적 혼란과 미국 신정부를 둘러싼 불확실성 등이 해소되면 환율도 진정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한 것처럼, 원화 약세 해소를 위한 통화당국의 역할이 제한적일 것이란 견해도 있다.
이뿐 아니라 일부 시장 분석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달 18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4.25∼3.50%로 0.25%포인트 낮추면서도, 점도표 상 올해 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4차례에서 2차례로 낮추는 등 금리인하 속도 조절을 공식화했고, 금통위 개최 나흘 뒤인 20일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취임할 예정이라는 점을 들어 한은이 ‘관망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예측한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