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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는 때론 어떤 불행을 너무 매끄럽게 포장한다. 저기 담겨 있는 것은 ‘쓰레기’나 ‘오물’이 아니라 같은 하늘을 공유하고 있는 이들끼리의 적의와 적대, 그리고 전쟁의 망령 아닌가. 풍선으로 시작된 전쟁의 그림자는 후에 더 무겁고 빠른 무기들로 실현돼 우리 시야 앞에 나타날 것이다. 70여 년 전, 재래식 무기로 서로를 겨눠 200만명을 살해한 우리는 더 많은 인간을 죽이고 더 쉽게 모든 걸 파괴할 것이다. 2024년 12월, 저 풍선의 날들을 되돌아보며 현재 우리가 듣고 있는 군통수권자의 국민행복기금 신용회복 위선적인 말은 이런 것이다. 비상계엄령, 국가안보, 간첩행위, 대공수사, 간첩 천국, 대통령의 헌법적 결단, 의회 독재, 야당의 망국적 행태, 소수의 병력 잠시 투입, 국헌 문란 세력, 광란의 칼춤. 진실이 밝혀지면 밝혀질수록 국민이 국민을 죽이는 세상을 원했던 윤석열의 범죄는 충격적이고 고작 이런 사회밖에 만들지 못했다는 자괴감에 입과 정신이 얼어붙는다. 신용카드 풍선이 그저 풍선일 뿐인 세상을 위해 우리는 좀 더 분명해질 필요가 있다. 침묵은 악인을 돕고 중립은 악의 편에 서는 것이다. 풍선은 전쟁을 원하는 자들의 부푼 마음을 투명하게 보여준다. 12월3일 윤석열이 일으킨 내란으로 그것은 완전한 현실이 되었다.


 

해병대직업군인 사진 이명익·글 김금희(소설가) sajini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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