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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유지(有志)보다는 금융 전문가가 뽑혀서 더 좋은 새마을금고를 만들고, 주민을 위해 대출도 잘해줬으면 좋겠습니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숭인제1동주민센터에서 새마을금고 전국동시이사장선거 투표를 마치고 나오던 권순복씨(68)는 이같이 말했다. 권씨는 새마을금고가 앞으로 주민과 더 가까워지는 생활 밀착형 금융기관이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전국 새마을금고 출자 회원이 직접 지역 금고의 이사장을 뽑는 선거가 이날 열렸다. 이사장을 같은 날 동시에 선출하는 건 1973년 중앙회 설 뉴환승론 립 이후 처음이다. 기존에는 개별 금고에서 자체적으로 선거 사무를 진행해 선거 관리 전문성과 공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았다. 실제로 이날 투표를 마친 한 조합원은 "경품을 주는 줄 알았는데 없어서 아쉽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2021년 새마을금고법이 개정되면서 각 금고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던 이사장 선거를 선거관리위원회가 담당하게 간이사업자부가가치세 됐다. 선관위는 이번 선거에서 전국 1102개 금고의 이사장 선출을 관리한다. 출자 회원이 직접 투표해 이사장을 선출하는 금고는 534개다. 자산 규모 2000억원 미만인 나머지 금고는 총회선출·대의원 투표 방식으로 이사장을 뽑는다.
숭인제1동투표소에선 광화문새마을금고와 종로중앙새마을금고의 투표가 진행됐다. 특히 종로중앙새마을금고는 자산 이자계산공식 규모가 약 1조3000억원으로 큰 편인데다가 후보자가 4명이나 몰려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현직 이사장이 연임 제한 조항에 걸려 출마하지 못했는데 어느 금고보다도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돼 후보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
후보 경쟁률이 높은 만큼 투표소에도 많은 회원이 발걸음했다. 투표소는 아침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다. 회원들은 중소기업대출확대 추운 날씨에도 투표소가 열자마자 일찌감치 투표를 마치고 출근을 시작했다. 새마을금고를 이용하는 고객 특성상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이 대부분이었다.



[청주=뉴시스] 서주영 기자 = 제1회 전국 동시 새마을금고 이사장 선거일인 5일 5일 충북 청주시 서원구 성화개신죽림동투표 퇴직금야근수당 소(성화개신죽림동행정복지센터)에서 유권자가 투표함에 투표용지를 넣고 있다. 2025.03.05. juyeong@newsis.com /사진=서주영


투표소를 찾았으나 자격이 안 돼 헛걸음하게 된 회원도 있었다. 해당 회원은 3개월 전 15만원을 출자했다. 그러나 투표 자격을 얻으려면 선서 공고일인 지난달 12일의 6개월 전부터 출자를 마치고 회원으로 등록했어야 했다.
출자 회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후보의 금융 전문성이었다. 전문성을 가진 이사장이 새마을금고를 더 투명하고, 주민을 위한 금융기관으로 바꿔주길 기대했다. 새마을금고는 2023년 뱅크런(대규모 현금인출) 사태 이후 고객 신뢰를 많이 잃었다. 지역 밀착형 금융기관이라는 역할에 소홀하고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에 대규모로 투자했다가 건전성을 크게 훼손하기도 했다.
산책시키던 강아지를 안은 채 투표소를 찾은 백은옥씨(64·여)는 "회원을 위한, 금리가 높은 금융 상품을 더 많이 출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출자 회원인 신모씨(70)는 "젊고 전문성을 가진 사람이 일해야 새마을금고가 발전하지 않을까 싶다"며 "지역 새마을금고가 합병 등을 통해 덩치를 키워 기능을 강화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전국동시이사장선거는 오후 3시 기준 전국 175만2072명 선거인 중에서 37만2779명이 투표를 마쳐 21.3% 투표율을 보였다.
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