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 고도를 읊다-조선시대 한시로 본 경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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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 고도를 읊다-조선시대 한시로 본 경주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유병하)은 5월 10일까지 특별전‘선비, 고도를 읊다-조선시대 한시로 본 경주’를 갖눈다.
조선시대 문인들이 남긴 40여 편의 시와 7편의 여행기 등이 소개되는 이번 전시는 오늘날 경주의 문화유산을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될 터이다.
조선시대 문인들이 남긴 40여 편의 시와 7편의 여행기 등이 소개되는 이번 전시는 오늘날 경주의 문화유산을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될 터이다.
조선시대 경주는 선망하는 여행지 가운데 하나였다. 최숙정(433∼1480)은 경주로 여행가는 친구를 보내며“마음에는 첨성대를 그리고, 귀에는 옥피리 소리 들리는 듯(想像瞻星表, 悠揚玉笛音)”이라고 했다. 김수흥(1626~1690)은 포석정을 생각하며“과객은 전성기를 생각하나 이곳 백성은 경애왕을 이야기해(過客思全盛 居民說景哀)”라며 왕조의 흥망과 인간사의 덧없음을 술회했다.
정석달(1660~1720)은 봉황대에서 “백리 산하 장관이 펼쳐지고 천년 성벽과 해자가 돌아간다(百里山河壯 千年城沼回)”고 노래했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봉황대가 풍수지리설에 따라 만든 인공산으로 생각하였다. 그래서 월성, 첨성대, 김유신 묘 등 주변의 신라 유적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로 여행객들에게 많은 인기를 얻었던 탓에‘봉황대’를 소재로 한 시는 자체 보다 풍광을 이야기 한다. 이처럼 조선시대의 시는 신라의 문화유산이 오늘에 이어지기까지 거쳐 온 궤적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품 대다수는 조선시대 개인 문집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가 주목한 것은 책 안에 담긴 시이다. 이를 위하여 누구나 가까이 할 수 있도록 시 40여 편을 모두 현대어로 번역, 소개한다. 이번 전시는 한시를 소재로 한 만큼 기, 승, 전, 결 4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 프롤로그는 경주 유적의 현재 모습을 5분할 대형 스크린 영상으로 살펴본다. ▲ 기(起)‘한시란 무엇인가?’는 한시의 의미와 규칙을 소개한다. 한자 발음 사전 운서와 시의 모범으로 삼았던 명문선 등이 소개된다.세종대왕이 궁중의 서책을 보내 경상도에서 인쇄하도록 한 고금운회거요(古今韻會擧要, 보물 제1158호), 문장 교과서 상설고문진보대전(詳說古文眞寶大全, 보물 제967호)을 볼 수 있다.
▲ 승(承)‘경주 오는 길’는 조선시대 여행기, 사행록 등을 기초로 서울 등 각지에서 경주로 오는 여정과 공무로 온 관료나 사신에게 편의를 제공했던 경주객사를 소개한다. 경주객사 동경관(東京館) 현판, 경주객사 관련 시문, 대동여지도 등을 볼 수 있다.경주의 명승으로 반월성을 꼽은 조선시대 전국 유람 놀이판 해동람승도海東覽勝圖가 흥미롭다. ▲ 전(轉‘)고적 순례’는 경주의 여러 명소를 다니며 남긴 시를 소개한다. 김종직(1431~1492)의 시 불국사와 그의 운자를 사용하여 지은 후학들의 시를 비롯하여 봉황대, 괘릉, 첨성대, 이견대 등 신라유적과 옥산서원, 서악서원 등 유교 사적을 소재로 한 시를 선보인다.
▲ 결(結)‘옛날을 돌아보다’는‘동도회고(東都懷古)’라는 이름의 회고시와 옥피리와 성덕대왕신종으로 대표되는‘신라의 옛 물건(羅代舊物)’을 읊은 시, 그리고 7종의 경주 여행기를 소개한다.풍수지리설의 전래 시기 등을 근거로 봉황대 등 시내의 봉분은 인공산이 아니라 신라의 왕과 왕비의 무덤이라고 주장한 이만부(1664∼1732)의 글은 눈길을 끈다. 한편, 전시 기간 중 특별전 연계 행사와 누리소통망(SNS) 이벤트도 운영한다./ 새전북신문 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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